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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0 느슨한 연대, 김용섭의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

어느새 2020년이 코 앞에 다가왔다. 트렌드와 관련한 책은 잘 읽지 않았다. 우연히 김용섭의 <라이프 트렌드 2020 느슨한 연대>가 눈에 들어왔다. '느슨한 연대'라는 제목에 필이 꽂혔고, 목차를 보니 내용이 알찼다. 단숨에 잘 읽혔다.

책을 다 읽고 저자 김용섭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글을 이렇게 맛깔나게 잘 쓸 수 있는 필력이 대단했다.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는 2013년부터 시작됐는데, 벌써 여덟 번째 책이라니,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트렌드를 읽어 주는 남자 김용섭은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 소장이란다. 트렌드 분석가이면서 경영전략 컨설턴트로 많은 강연을 하고 책도 많이 냈다. 

저자의 말처럼 트렌드 분석은 옳고 그름을 논하기보다 벌어진 상황과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타날 기회와 위기를 최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는데 그 의미가 있다.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전적으로 각자의 몫이다.

저자는 2020년을 관통할 메가 트렌드로 '느슨한 연대'로 꼽았다.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끈끈한 연대가 사라지고 느슨한 연대로 지형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느슨한 연대는 말 그대로 아주 긴밀하거나 끈끈하지 않은 관계를 말한다. 기존의 관계와 연대가 가진 문제의 대안으로 느슨한 연대가 등장한 것이기도 하다.

결혼을 하지 않는 세대의 등장으로 결혼관이 바뀌고 있고 그에따라 가족관도 바뀌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동거도 결혼과 마찬가지로 제도적으로 보호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비율이 2018년 조사에서 남성 14.1%, 여성 6.0%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제 결혼이 비주류인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비혼주의가 늘어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세어 하우스도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혈연관계보다 덜 끈끈한 취미 공동체와 같은 '느슨한 연대'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느슨한 연대는 단순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의식주를 넘어 삶의 방향과 가치관의 변화에도 영향을 주고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의 변화를 초래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더 강력할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가 다룬 11가지 트렌드에는 내가 처음 접해보는 이슈도 많았다. 비행기 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플뤼그스캄과 안티 폴루션, 자기 몸에 베리칩을 심는 바이오 해커들, 나이가 없어지는 에이지리스, 불매운동과 연관되는 '미닝 아웃' 등의 이야기들은 신선했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다룬 이슈 '외로움 예찬과 동반자 산업'은 조기 은퇴를 고민하는 나에게 크나큰 화두가 아닐 수 없었다. 외로움은 남자들에게 더 치명적이다. 우아한 가난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